전북형 기초 학력 리터러시 역량 강화 학교 모델 구축방안
- 기초학력 위기, 교육의 신뢰를 흔들다.
기초학력 위기는 어느새 학교교육의 뿌리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되었다. 단순한 성취도 하락의 문제가 아니, 교육의 출발선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특히 팬데믹 이후 정규 수업 중심의 학습 흐름이 깨지고, 그 틈을 메우는 공교육의 역할에 대한 회의가 깊어졌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중학교로의 전환기에서 드러나는 과목 중심 수업 적응의 실패, 고등학교의 학습 포기 증가 현상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비율이 높고, 저학력 가정의 비율도 전국 평균보다 높다는 지역적 특수성을 지닌다. 이런 상황속에서 교사에게 학습 부진을 단지 '수업 기법'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접근은 본질을 놓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사의 수업 역량 강화를 넘어선, 기초학력 리터러시에 기반한 교사의 인식 전환과 학교 전체의 책임교육 문화 형성이다.
- 구조는 있으나 문화가 없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두드림학교, 학력지원센터, 기초학력 보장 선도학교 등 다층적 안전망을 통해 기초학력 보장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정책들 사이에는 실행의 간극이 존재한다. 프로그램은 있으나 교사의 철학과 연결되지 않으면 정책은 피상적으로 흘러간다. 예컨대 진단 이후 보정 수업이 보충 학습으로만 가능하거나, 기초학력 문제를 단순히 행정적 대상자 관리로 취급하는 현실은 학교 내 책임교육의 실질화를 가로막는다. 또한 교사 간 협력문화가 부족하고, 개별 교사의 전문성 편차가 큰 상황에서 동일한 기초학력 정책이 학교별로 전혀 다르게 적용되는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교사의 기초학력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 이를 뒷받침할 학교 문화, 지역 맞춤형 지원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의 정책들을 제안한다.
기초 학력 맞춤형 학교 운영 체계로의 전환 - 현장 실행력을 높이는 실질 개편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의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다중적 안전망과 다양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다양한 정책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너무 많아서 오히려 중심이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사업은 많지만 학교 단위의 통합적 설계 없이 일회성 시범사업, 정량적 성과 관리, 반복되는 행정처리로 왜곡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기존 정책의 전면적 폐기가 아니라, 정책간 연결과 학교 단위 실행 체계 중심으로의 재설계이다.
이를 위해 제안하는 방향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기존 3단계 안전망을 학교 중심형 통합 운영시스템으로 단순화한다. 현재 기초학력 보장 선도학교, 두드림 학교, 학력지원센터는 기능이 중복되거나 단계간 유기성이 부족하다. 이를 '기초학력 통합학교(가칭 Litera-Hub)로 전환하여, 모든 학교가 기초학력 진단-보정-지원의 단계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허용하고 교육지원청은 선택형 예산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개편한다. 예를 들어 한 학교에서 정규수업 내 협력 수업 중심으로 다른 학교는 방과후 보정과 학부모 상담 중심으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기초학력 책임교육 학년제를 초등 3학년, 중등1학년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이학년군(초등 3,4학년, 중등 1, 2학년)으로 확대하고, 학년군별 책임교사제도를 도입한다. 현재의 책임교육학년제는 특정 학년 진단과 프로그램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그 이후 학년에 대한 연속적 성장이 단절되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이학년군' 단위의 교육과정, 진단도구, 상담, 학부모 연수를 일괄 설계하고, 해당 학년군에 전문성과 관심이 있는 교사를 '기초학력 전담 책임교사'로 지정하여 중심을 세운다. 이는 연도 단위의 성과가 아닌, 학생 성장곡선에 따른 누적성과 측정이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셋째, 진단과 보정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 기반 기초학력 회복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초학력 프로그램은 대상자에게 주어지는 외부적 개입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학습 회복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부족을 인지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내적 동기가 촉진될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전북형 '나의 학습 성장 포트폴리오'시스템을 개발하여, 진단결과, 학습 이력, 학습 전략, 교사 피드백, 스스로의 성찰을 기록하고 시각화하는 과정을 학생에게 주체적으로 경험하게 해야 한다. 더불어 이를 활용한 학생 주도 학습 회복 플랜 워크숍을 분기별로 운영하며 기초학력이 외부가 평가하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목표로 전환된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자원의 구조와 흐름을 바꾸어 학교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기초학력 생태계로 전환시키는 전략이다. 기초학력 보장은 이제 단순한 시스템 구축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작동시킬 것인가의 문제로 넘어왔다. 이제는 행정이 설계하고 학교가 따르는 구조가 아니라 학교가 설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기초학력 책임교육의 출발점이다.
- 기초학력 보장은 더 이상 사업이 아닌, 학교 문화의 문제다.
기초학력은 공교육의 존재 이유이자, 모든 학생이 배움의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교육권이다. 기초학력 보장은 학생 개개인의 삶과 연결되는 것어야 하며, 교사의 수업 속에서 실천되는 것이어야 한다. 행정이 설계하고 학교가 따르는 구조에서 벗어나 학교가 설계하고 지역이 지원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수량이 아니라 정책이 어떻게 학교안에서 작동하는가이다. 기초학력 보장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교사도, 학생도, 보호자도, 행정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교육정책의 방향이다. 이제는 수직적 전달이 아닌 수평적 설계와 실행의 공동체로서의 학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전북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초학력 보장을 학교 문화로 만드는 일이다.
'교육 이야기 > 교육전문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책논술] 수업 혁신 (0) | 2025.04.21 |
---|---|
[정책논술] 소규모 학교 확대에 따른 통합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교육청의 지원방안 (0) | 2023.05.10 |
[정책논술] 다문화 학생에 대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맞춤형 교육지원방안 (0) | 2023.05.10 |
[정책논술] 학교안전사고예방교육 지원방안 (0) | 2023.05.09 |
[정책논술]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 (0) | 2023.05.09 |